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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어

해설

우리는 자신의 불성佛性을 깨닫고 삶과 죽음을 초월함으로써 스스로의 참된 가치에 눈뜰 수 있다. 이를 위해 대조사는 천태종도가 평소 늘 간직해야 할 법어를 발표하였으니 곧 ‘상월원각대조사 법어’이다.

“실상實相은 무상無相이고 묘법妙法은 무생無生이며, 연화蓮華는 무염無染이다. 무상無相으로 체體를 삼고 무생無生에 안주安住하여 무염無染으로 생활하면 그것이 곧 무상보리無上菩提요 무애해탈無碍解脫이며 무한생명無限生命의 자체구현自體具現이다. 일심一 心이 상청정常淸淨하면 처처處處에 연화개蓮華開니라.”

이 법어는 ‘실상묘법연화實相妙法蓮華’의 여섯 글자에 담겨 있는 진리와 불교의 근본 대의를 남김없이 보여준다. 간결한 문구 속에 가장 깊고 넓고 미묘한 우주 인생의 진리와 법칙이 함축되어 있다 할 수 있다. 그 만큼 경 가운데 최상승경이라 하는 『법화경』에 담겨있는 뜻을 모두 집약한 것이다. 따라서 참모습[實相]은 나타난 모양[形相] 너머에 있으며, 묘법은 나고 죽음이 없으며[不生不滅], 연꽃은 비록 진흙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나 더러움에 물듦이 없으니 이 뜻을 바로 알아야 한다. 또한 형상에 집착하는 범부의 경계를 넘어 형상 없는 실상을 체득하여 나고 죽음이 없는 묘법[無生法忍]에 머물러서 진리대로 생활하여 나가면 그것이 바로 위없는 깨달음이요, 자유자재한 걸림 없는 해탈이며, 불생불멸의 진리구현이라는 의미를 시시때때로 마음 거울 위에 비추어 볼 일이다.
‘실상묘법연화’의 진리를 그대로 체득하고 그 자리에 고요히 머물러서 참되게 생활하면 그것이 바로 부처님의 깨달음이요 아무 것에도 걸림이 없는 자유자재한 생활이며 나고 죽음이 없는 영원한 생명의 구현이라는 가르침은, 『반야경』의 핵심 사상과도 상통한다. 즉 ‘무상無相을 종宗으로 하여, 무주無住를 체體로 삼고, 묘유妙有를 용用으로 한다’는 의미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상의 가르침을 다시 요약하여 “일심一心이 상청정常淸淨하면 처처處處에 연화개蓮華開니라.”라고 강조하였으니, 이는 늘 청청한 마음을 지키면 어디서나 연꽃이 피어난다는 말씀이다. 연꽃은 더러운 흙탕물 속에서 피어나지만 더러움에 물듦이 없이 고결한 자태를 보이듯이 모든 불자들이 탐·진·치의 세속 번뇌 속에 중생들과 함께 살지만 삼독에 물들지 않는 모습을 비유한 것이다. 대조사의 법어는 가히 『법화경』 28품 전체의 진수를 모두 함축하고 있어 천태불자들의 자기 개현에 가장 훌륭한 지남指南임에 틀림없다.

『천태종성전』(2017), pp.569-570에서